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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제였죠. 이제 걷기도 쉽지 않은 90세의 아버지에게 60세의 아들이 쌀 뻥튀기와 보리 뻥튀기 과자를 들고 찾아갔습니다. 좋아하시는 바나나도, 꽈배기와 도넛도 챙겨 갔습니다. 이미 재수씨가 이것저것 만난 것을 많이 챙겨온 뒤였습니다. 젊어서 무척이나 건강하셨던 아버지는 이제 50키로도 안되는 홀쪽한 할아버지가 되셨습니다. 아 그 모습이 얼마나 가련해보이는지요. 하지만 우리 모두가 가는 길이라는 걸 우리 모두는 압니다. 해드릴 수 있는 것이 많이 없습니다. 함께 여행을 갈수도, 즐겁게 한 시간 정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이제 쉽지 않습니다. 귀도 어두워지셨고 기력도 많이 약해지셨습니다. 마음이 써늘하지만 그래도 이게 현실입니다. 어젠 첫 눈이 내렸더랬습니다. 챙겨간 먹거리를 문지방에 놓고 가려는데,, 아야 이거 가져가라. 괞챦아요오... 말 꺼내기 무섭게 무거울텐데 재수씨가 챙겨온 죽 두 상자를 내밀면서 하시는 말.. "글쎄, 옛날에 이런 말이 있다. 죽먹은 놈처럼 왜 이리이리 비실거리냐는 죽을 글쎄 (천사 재수씨가) 너무 많이 가져왔다." 아 네. (재수씨가 잘못했네요) 봉투까지 챙기려 하시길래 먹거리 챙겼던 검정 비닐 봉투에 두 개를 간신히 꾸겨 넣어 챙겨 나왔습니다. 바닥에 있던 죽 두 상자를 허리굽혀 들어 문지방으로 가져오시는데, 아 저러다 허리 다치시면.., 걷기도 힘 드신 분이 못난 아들한테 무엇이든 챙겨주고 싶으신건지 허리굽혀 번쩍 죽 두 상자를 들어 제 손에 드밉니다. 아버지 조심하세요. 많이 늙으셨어요. 서두르시는게 여전하세요. 저도요 아버지 아들이라 많이 서두르긴 합니다. 이제 그만 챙겨주셔도 돼요. 그만큼 챙겨주셨쟎아요. 아낌없이 주는 나무, 예수님의 모습을 노쇠한 아버지에게서 오늘 또 보았습니다. 예전 같이 서두르는 모습을 보며 써늘한 마음이 쪼끔 따스해졌습니다. 감사합니다. 아버지. 저도 아버지 같은 아버지가 되겠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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